본문 바로가기

카테고리 없음

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

 

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

 

 

이십대에는

서른이 두려웠다

서른이 되면 죽는줄 알았다

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

살아있었다

마흔이 되니

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.

 

삼십대에는

마흔이 무서웠다

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

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

쉰이 되니

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.

 

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

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.

 

죽음 앞에서

모든 그때는 절정이다

모든 나이는 아름답다

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뿐이다

 

- 박우현 /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- 중에서